성형외과의 본질을 지키다 – 조상현 병원장의 헌신과 기적 같은 재건성형
성형외과는 단순히 외모를 아름답게 만드는 곳이 아니다. 본질은 ‘살’을 다루는 학문이며, 끊어진 혈관을 연결하고, 사고로 다친 환자들에게 원래의 기능과 외관을 복귀시켜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서울연세병원의 조상현 병원장은 이러한 성형외과의 본질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더블보드(일반외과+성형외과) 전문의다.
더블보드 외과의사의 진정한 의미
우리나라에서 더블보드 자격을 갖춘 의사는 극히 드물다. 외과와 성형외과를 동시에 전공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인기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주인공이 바로 더블보드 외과의사인데, 이는 조상현 병원장 같은 헌신적인 의사들의 현실을 반영한 설정이라 볼 수 있다.
조상현 병원장은 “성형외과의 본질은 살이며, 끊어진 혈관을 연결하고 외상으로 다쳐서 내원한 환자에게 원래의 기능적, 심미적 외관을 복귀시켜주는 것이 사명이며, 때로는 재건성형을 통해 환자에게 제2의 삶을 찾아주는 것이 사명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증명되었다.
14시간의 집념 – 한 고등학생의 팔을 살리다
강원도 횡성에서 한 고등학생이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다가 탈곡기에 손이 빨려 들어가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그의 팔은 거의 절단된 상태였고, 주변에는 피가 흥건했다. 학생은 닥터헬기를 통해 서울연세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조상현 병원장은 이 수술을 맡게 되었다.
그의 팔 상태는 파저리를 연상시킬 정도로 심각했다. 14시간의 긴 수술 동안 조 병원장은 단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 중간에 잠시 교대를 위해 휴식을 취할 때 동료가 “피곤하지 않으세요?”라고 묻자, 그는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학생인데, 내가 최선을 다해서 팔을 살려줘야 하지 않겠냐.”라며 다시 수술실로 향했다.
그 결과, 학생의 팔은 약 80%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수술이 끝난 후에도 조상현 병원장은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그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학생의 부모는 깊은 감사의 표시로 말벌이 담긴 전통주를 선물했고, 그 술병은 현재도 병원장실에 트로피처럼 장식되어 있다.
환자들의 삶을 바꾼 재건성형 사례들

조상현 병원장은 이 학생뿐만 아니라, 수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 손목이 절단된 식당 여사장님
- 귀가 잘려 응급실로 실려 온 중년 남성
- 개에게 입술이 물어뜯긴 20대 직장인 여성
- 트럭 바퀴에 발등이 골절되고 피부가 소실된 여대생
이들은 모두 조 병원장의 손길을 통해 기능과 외관을 회복했고, 다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명감과 현실 사이 – 줄어드는 재건성형 전문의들
지난 2010년 개원해 약 15년간 지금까지 외상으로 내원한 환자들의 수술 건수만 약 5만 건에 달한다. 영유아부터 80대가 넘는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최근에는 드론이 추락해 큰 사고를 당한 환자들도 실려오는 등, 환자 케이스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조상현 병원장이 있는 서울연세병원은 응급외과를 다루는 응급외상병원으로, 24시간 내내 야간과 휴일에도 조용할 날이 없다. 특히 휴일이 지난 다음 날이면 네 개의 대형 수술실이 쉴 새 없이 가동되며, 병원 곳곳이 바쁜 긴장감으로 가득 찬다. 이런 응급 상황에 대비해 조상현 병원장은 병원 옥상의 한켠에 숙직실 같은 공간을 마련해 놓고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자기도 하고, 밥을 먹다가도 응급환자를 맞이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며, 짧은 스포츠머리를 한 그의 얼굴에는 종종 피곤에 찌든 흔적이 남아 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도 그는 의료진과 병원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싸웠다. 의사이자 병원 경영자로서 그는 수많은 어려움과 불안한 순간을 마주했지만, 그럴 때마다 직원들의 질문에 늘 같은 말을 반복했다. “잘 될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의 짧고 긍정적인 한마디는 많은 의료진에게 힘이 되었고, 병원은 흔들림 없이 버텨낼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성형외과의 의료 수가는 수십 년 전이나 현재나 별반 다르지 않다. 비급여 항목이 많은 미용성형과 달리, 재건성형 분야는 경제적으로 큰 이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성형외과 전공의들이 미용성형을 선택하고 있으며, 그 결과 사고로 다친 환자들을 진정성 있게 치료해 줄 수 있는 의사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조상현 병원장은 성형외과의 본질을 지키며,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의 헌신과 집념이 있기에, 오늘도 누군가는 새로운 삶을 되찾고 있다. 진정한 의사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조상현 병원장의 행보가 더욱 빛나기를 기대해 본다.
그의 열정이 전하는 울림
조상현 병원장은 그룹 퀸의 ‘I Was Born to Love You’를 즐겨 부르곤 한다. 병원 회식이 있는 날이면 그는 일어서서 영어 가사로 열창하며, 동료들은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과거 미용성형에만 집중되던 의료계에서, 점차 성형과 재건성형을 배우기 위해 조상현 병원장을 찾는 후배 의사들이 늘고 있다.
그의 진정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는 이례적으로 개원의인 그를 초빙해 ‘외과의사가 가야 할 길’이라는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이는 그가 의료계에서 얼마나 존경받는 인물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힘들게 일하며 환자를 살리는 의료기관과 의사들에게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들이 유지되고 있으며, 행정기관은 탁상공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상현 병원장은 “아픈 사람이 제때 치료받고, 차별받지 않는 선진 의료 시스템과 정책이 도입되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그의 바람처럼, 진정한 의료 본질이 지켜지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